[]“치유활동가 의견 수렴 day”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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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이하 맘프)’를 끝낸 후 맘프에서 내가 받은 감동을 다시 나누고 싶기도 했고 치유활동가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그런데 사정상 활동가로서의 마지막 교육을 놓치고 집안 일이 겹치다보니 맘프는 내게서 멀어져갔다. 맘프 때의 기억이 가물가물해질 무렵 의견 수렴 day와 설문 조사 공지를 보았다. 새삼 맘프에서 지금 무엇을 계획하고,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그리고 과연 내가 치유활동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해졌다. 그래서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덜컥 참여 신청을 했는데 막상 가보니 열 명의 참석자 중 나 말고는 모두 치유 활동가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 날의 주요 주제는 치유활동가의 배정 기준이었다. 리더와 진행, 오퍼, 그리고 치유밥상으로 이루어지는 치유활동을 어떻게 선정 혹은 배정할 것인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미리 끝낸 설문 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각자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61명의 치유활동가가 응답한 설문의 결과가 참석자의 의견과 꼭 일치하지는 않았다.

 

설문 조사에서 나온 배정 기준은 대략 치유활동가로서의 활동 전에 밥상 자원봉사나 어르신공감단 활동을 할 것, 밥상과 오퍼를 경험한 후 진행을 맡을 것, 리더도 나머지 다른 활동들을 순환하여 해볼 것, 맘프 ‘나편’ 참여 지역을 우선 배당할 것, 신청 선착순으로 정할 것 그리고 전년도 공감인 프로그램 참여 횟수에 따라 정할 것 등이었다. 그 외에 리더와 상의하여 다른 활동가를 배정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몇몇 참석자들은, 조사 기준에 따르다 보면 맘프 ‘나편’ 참여 후 실제 활동 할 수 있는 시기가 요원하다는 의견과 함께 ‘나편’ 직후의 느낌과 열정으로 치유활동을 하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또한 참여 횟수를 따지면 치유활동가로의 자질과 열망이 충분해도 개인 사정과 직장 일로 활동을 많이 못할 경우 기회를 얻을 수 없다는 우려도 나왔다. 신청 순으로 결정한다면 어쩌다 공지를 늦게 볼 수도 있으니 배정 공지 시간을 미리 공지 한 후 실시하면 좋겠다는 제안도 있었다. 참여 지역 우선 배정은 가까운 곳에서의 활동만 고집하는 사람보다는 멀리서도 기꺼이 참여하려는 사람이 더 적합할 수 있으며, 활동의 순환도 좋지만 그 역할에 맞는 각자의 성향이 있는 것도 고려해봐야 하고 오퍼의 경우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좀 곤란할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리더와 상의해 다른 활동가를 배정하는 것은 리더의 권력(?)이 걱정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어르신공감단 활동이 왜 꼭 필요한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참석자도 있었다.

 

치유활동가 수첩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있었으나 제작하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다는 사무국의 설명을 들었다. 수첩에는 치유활동가 교육과, 활동 과정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활동가들이 자기의 활동 내용을 체크해가며 스스로 활동 계획을 세우게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의견 수렴 후 최종 결정은 치유활동가위원회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라한다. 나는 의견 수렴 day에 다녀오기 전에는 활동가 배정 시, 때론 치열한 경쟁도 있고, 선정 기준에 불만이 표출되기도 하는지 몰랐었다. 소정의 교육을 받고 나서 치유활동가로 봉사하고 싶으면 누구나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줄 알았다. 리더가 되기 위해선 상담학교를 꼭 마쳐야 한다는 것도 잘 몰랐었다. 내가 치유활동을 너무 쉽게 여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석 전에는 어떤 활동을 한 뒤에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설문 문구가 거슬렸었다. 치유활동의 역할에 마치 수직적 관계가 있는 듯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활동가로 직접 참여하기 전에 적어도 교생 실습 같은 참관의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 열정만으로 시작하기엔 혹여 선무당이 될까 걱정된다. 그리고 수첩 제작이 필요 없다는 생각도 했는데 그 생각도 바뀌었다. 내가 어떤 순서로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벌써 다 잊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올해는 없다는 상담학교 1학년 과정이 그래도 마련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리더가 되고픈 활동가들이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좀 아쉽다.

 

글 :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치유활동가 이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