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우체통]5월 넷째 주 마음 우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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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편지: 자유로운 바람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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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린님의 답장 

자유로운 바람님의 글, 제 이야기 같아서 여러 번 읽었어요. <모자무싸>라는 드라마가 관심을 끈 걸 보면 모두의 이야기인 것도 같습니다. 나를 응원하는 일은 왜 이리 어려울까요. 말씀처럼 나의 미흡함을 숨길 곳 없어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럼 요즘 내가 응원하고 있는 건 무언지 떠올려봤어요.

그런데 신기하죠. 거친 나무 몸통에서 돋아난 여린 잎, 바닷바람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서로 엉겨 흔들리듯 가는 들풀. 오히려 연약한 것들이었어요. 실은 친구들도요. 강하고 완벽하니 믿어져서 응원해 온 게 아니더라고요.

그럼에도 여전히 ‘나에게는 왜 이리 어려울까?’라는 질문 앞에서는 도돌이표였습니다. 답답하던 차에 알랭 드 보통의 책에서 ‘불안은 인간의 나약함 때문이 아니라 본능적 욕구에서 비롯되는 자연스러운 마음’이라는 문장을 읽었어요. 처음엔 안도감을 느꼈는데 더 오래 남은 마음은 연민이었습니다. 태생적 불안을 안고, 출렁이는 삶을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 그리고 깨달았어요. 응원하기 이전에 그를 향해 품고 있던 내 마음이 있었다는 것이요. 사랑. 믿어져서 믿고, 응원할 만해서 응원하는 게 아니라 그 미흡함마저 사랑하니 믿어지고 온 맘으로 응원할 수 있었던 거예요.

실마리가 풀렸다고 좋아했는데 더 큰 질문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이 미흡한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제 삶에서도 내내 잠방질하던 질문이었습니다. 이번엔 도망칠 곳이 없으니 째려보며 며칠을 붙잡고 있었어요. 마침내 답을 찾았습니다. 신기하죠. 자유로운 바람님 글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필요합니다. 본능적 욕구로부터 비롯된 태생적 불안감을 가진 우리가 미흡한 자신을 사랑하는 건 본능을 거스르는 일이니 어려울 수밖에요. 혼자서는 어렵습니다. 반드시 너와 내가 필요합니다. 나에게는 네가, 너에게는 내가 서로의 ‘나’가 되어 그 고운 말을 조건 없이 나누어 사랑받는 ‘나’를 경험해야 합니다. 그 경험을 내 것으로 믿어내야 합니다.
몇 해 전이던가. 자애 명상 중에 엄마의 눈으로 나를 바라봤던 순간처럼요. 나에게 그토록 가혹했던 내가 처음으로 분리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너와 사랑받는 나, 우리가 필요합니다.

제가 만난 답이라 자유로운 바람님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해지네요. 자유로운 바람님은 이미 나누고 계시지요. “잘한다, 대단하다, 멋지다.” 아름다운 말들이 들려올 때면 내가 믿는 그들을 믿고 그 사랑과 응원이 마음속에 잘 포개져 쌓이기를 바랍니다. 쌓이다 쌓이다 넘쳐흐르게 되는 어느 날이면 날 사랑하는 일, 날 응원하는 일이 십분 자연스러워져 있을 거라 믿어요. 저도 더 노력할게요.

답장을 마무리하려니 손잡고 오랜 시간 함께 쭉 걸어온 기분입니다. 마음 우체통으로 만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그대의 여정을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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