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립 청년 마음:온 프로그램 커뮤니티 모임 후기



추석연휴에 이어 한글날 연휴까지, 집에서 할 일을 하며 쉬었지만 좀 더 활동적인 것을 하고 싶었다.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응봉산을 등산하여 야경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등산을 하기 전 접근성을 고려하고 되도록이면 맛집에서 음식을 먹고 싶어서 선택한 식당은 쌀국수 집이었는데, 사장님께서 음식을 내어주실 때마다 친절하게 인사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따뜻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으며 배를 든든히 채우면서 근황 토크를 하니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힘이 났다.

식사를 하고 밖에 나오니 바람이 많이 불어서 다들 챙겨온 겉옷을 하나씩 입고, 서울숲 방향으로 걸었다. 서울숲엔 가족단위로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휴일을 즐기고 있었고, 아이들이 갖고 놀고 있는 비눗방울을 보며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노을을 보며 사진을 찍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걸었다. 응봉교 방향으로 걸을 때는 강한 바람과 함께 비릿한 냄새가 났는데, 중랑천 하류였다. 가끔 산책로로 걷는 중랑천이 꽤 길고 서울숲 방향에서 한강에 합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직 산까지 가는 길이 한참 남아서 다들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다들 웃으면서 열심히 걸어줘서 고마웠다.

응봉산을 오르면서는 흙길을 밟는 느낌이 좋았다. 걷다가 힘들면 잠시 쉬면서 야경을 바라보는 재미도 있었다. 팔각정까지 오르는 길, 그리고 올라온 방향이 아닌 새로운 길인 옥수역 쪽으로 하산하면서 어두웠던 길을 서로 도우면서 조심히 걸으니 모두가 좀 더 친밀해진 느낌이었다. 한강공원쪽으로 또 걸으니 하루에 13,000보 정도 걷게 되었다. 이렇게 하루를 함께 보내고도 집에 가기 아쉬운 마음에 카페에서 못 다한 얘기들을 했다. 집에만 있지 않고 바람을 쐬며 걸으니 환기되는 기분이었고 함께하니 즐거웠다. 응봉산은 개나리가 유명하다고 하니 나중에 다른 계절에 또 등산을 해도 좋을 듯싶다.


글 : 치유활동가 이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