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인 목소리

청소년 치유 프로그램 온앤오프 후기



연결이 끊어진 것처럼 보이는 시기에도, 연결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공감인은 이번 겨울,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플랫폼인 '유쓰망고'를 통해 청소년들과 함께 연결되었습니다. 학교 밖 세상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실제 치유현장은 어떠한지 알고 싶은 청소년들과 청소년들에게도 치유의 온기를 전하고자 하는 공감인이 만났습니다.

고등인턴 프로그램은 지난 해 11월 말부터 올해 2월 말까지 약 세 달간 이어졌습니다. 11월 말부터 12월 말까지는 인턴십 '기초과정'이, 1월 초부터 2월 말까지는 '심화과정'이 진행되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도, 회사도 텅텅 비어버린 요즘, 다른 삶의 자리에서 사는 이들과 한 마음으로 연결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기초과정'에서는 업무 현장에서 실제 어떤 일들이 이뤄지고 있는지 알아보는 '잡쉐도잉 데이'을 시작으로, 서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이스브레이킹도 하고, 업무 외적인 이야기도 하면서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화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힘들기보다는 재미있게 일을 하고 있으시다는 느낌을 받았다. 억압없이 자유롭게 직장을 다니는 것 같아서 평소 상상하던 직장인들의 모습과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았다." - 고등인턴 정현서

"공감인이라는 곳에 대해 처음 들어보게 되었고 이곳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들도 처음 알게 되었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시너지를 주고 그 시너지가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사람들에게로 전달되는, 좋은 단체인 것 같아서 빨리 멘토님들과 활동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고등인턴 김이레


인턴십 '심화과정'에서는 본격적으로 방학을 맞아 또래 청소년들을 위한 치유프로그램을 기획해보기로 했는데요. 2달의 기간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기에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또래들에게 치유의 경험을 선사해주고 싶은 고등인턴분들의 의지가 강해 짧은 시간 동안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모두가 노력을 거듭했습니다.

디자인씽킹 기반의 툴킷을 활용해 어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싶은지 구체화시켜보기도 하고, 치유 기반의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시장조사를 해보기도 했습니다. 페르소나프로필, 비즈니스캔버스를 통해 타깃과 전략을 세워보고, 직접 기획안과 홍보물도 만들었습니다. 공감인의 치유프로그램의 원칙 안에 있되, 청소년들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더해지니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탄생했습니다. 

설 연휴가 끝난 2월 중순, 그렇게 청소년 치유프로그램 파일럿 '온앤오프'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적인, 즉 '온(On)' 상태인 내 모습과 조금은 더 깊숙한 '오프(Off)' 상태인 내 모습을 두루 알아보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는데요. '찍Go!', '던지Go!', '말하Go!', '만들Go!', 네 코너를 통해 미션을 수행하면서 자신을 조금 더 알아보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프로그램 운영에서 스태프의 역할을 맡았다. 각 코너는 어떻게 진행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진행하면 좋은지 직접 설명할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코너는 '던지Go!'였다. 풍선에 자신의 고민거리를 붙여두고 다트핀으로 터뜨리는 활동이었는데, 한 친구가 '공부'라고 풍선에 적었다. 아무래도 학생이다보니 다른 참여자들도 다 공감하는 부분이었는데, 유독 그 풍선만 터지지를 않았다. 실제 삶에서도 정말 힘든 부분인데 풍선조차에서도 잘 터지지 않아 신기하고 '웃픈'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결국 터뜨렸을 때 모두가 함께 기뻐했다.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이 활동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풀게 되었다고 해주었다. 걱정했던 것보다 참여자들이 너무 재밌어하고 열심히 활동해주는 모습을 보고 뿌듯함을 느꼈고, 열심히 따라와준 참여자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함께 들었다." - 고등인턴 정현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코너는 '만들Go!'였다. 2명씩 총 4개의 팀으로 나뉘어 요리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한 팀이 각각 불고기와 잡채, 미역국과 달걀말이 중 한 음식을 맡아 요리했다. 단지 요리를 완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일상을 모두 함께 차렸다는것,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난 소중한 사람이라는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포커스를 두어 진행했다. 다행히 그 의도가 전달된 것 같아 뿌듯하다. 항상 생일상을 받아보기만 했던 참여자 모두에게 생소하기도 했지만 값진 경험이 되었을 것이라고 확신하다. 많은 시간 동안 준비했던 모든 것들이 이 시간에서야 비로소 빛을 발하는 것 같아 장말 뿌듯했다. 열심히 따라와준 참여자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함께 들었다." - 고등인턴 김이레


고등인턴들이 직접 또래를 위한 치유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형태의 '치유릴레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턴분들은 개학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짬을 내어 고등인턴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는데요, 2021년에도 청소년 치유를 향한 '연결'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랍니다. 


"친구와 함께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자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 생각보다 모두 만족스럽다는 답변이 많았다. 주관식으로 답할 수 있는 부분에서도 길게 소감을 작성해 준 것을 보니, 짧은 준비기간이었지만 다들 재미있게 스트레스를 많이 풀고 간 것 같아서 정말 뿌듯했고 만족스러웠다." - 고등인턴 정현서 

"12월에는 2월이 멀게 느껴졌는데 인턴십 프로그램을 하며보니 정말 시간이 빨리 흘러갔음이 느껴졌다. 즐거웠던 시간이었던 만큼 아쉬운 감정도 많이 든것 같다. 상반기에 인턴 프로그램이 계속될 것이라는 소식이 있다고 하던데 꼭 다시 고등인턴 프로그램을 이어 했으면 좋겠다." - 고등인턴 김이레

 

글 : 공감인 오혜민 프로젝트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