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에서는 물 한 잔도 제대로 마시지 못할 만큼 세균공포증이 심각한 한 과학자가 있습니다. 우연히 동료 과학자가 현미경을 통해 끓이지 않은 물에 서식하는 세균을 자세히 관찰케 한 후 생긴 증상이라지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도 더 많이 볼 수 있게 된 세상이지만 그 결과 인간이 행복해졌는지는 알 수 없다는 해석은 가슴에 폭 안기는 갓난아기처럼 생생하게 마음에 와 닿습니다.
실제로 예전에는 알 수 없었던 것들을 더 많이 맛볼 수 있게 되고, 더 많이 가볼 수 있게 되고, 더 많이 만날 수 있게 되고, 더 많이 가질 수 있게 되었지만, 그 결과 사는 게 그만큼 더 행복해졌다고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거나 ‘노느니 장독 깬다’는 말에 담긴 해학적 통찰도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중요한 속성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떡 생기면 제사와 짝짓기 없이 그냥 맛나게 먹고, 할 게 없으면 가만히 그 심심함을 즐길 수도 있어야 어떤 사람이나 현상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마음주치의 정혜신·이명수 『홀가분』 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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