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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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오후 마로니에공원에 도착했다. 앙상한 가지에 싹이 돋아나는 커다란 은행나무가 나를 반기는 듯했다. 공원을 찾은 사람들의 옷차림은 가벼워 보였다. 아직 찬바람 때문에 겨울옷을 입고 있는 사람도 많았지만, 옷차림에서 봄을 느낄 수 있었다.

 

공감인이 추진하는 프리리스닝 캠페인을 하기 위해 치유활동가 11명이 이날 모였다. 처음 해보는 캠페인이기 때문에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였다. 폐종이상자를 찾아 ‘free listening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드립니다>’라는 캠페인 슬로건을 썼다. 준비하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것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까?’ ‘다가와서 말은 걸어 줄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2시가 되고 모둠별로 공원에 흩어졌다. 나는 한자리에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피켓에 무슨 글씨가 쓰여 있는지 유심히 보는 사람도 있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도 있었다. 많이 어색했다. 우리의 목적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었지만, 공원에 있는 사람들은 관심이 없어 보였다. 나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은 생기가 넘치고, 엄마들은 여유로워 보였다. 젊은이들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피켓을 들고 한참 동안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이 없었다.

 

살짝 다리도 아프고 지쳐갈 때 치유활동가 지연샘과 교체했다. 지연샘은 피켓을 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다른 모둠의 캠페인 진행 사항이 궁금해졌다. 피켓을 들고 천천히 공원을 돌아다니는 분, 한자리에 앉아 기다리는 분, 이야기를 시작하는 분도 보였다. 이 캠페인은 슬로건이 적힌 피켓만 있으면 어디에서건 어떤 방법으로 하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시간이 흘러 우리의 활동에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사람도 있고, 뭐 하는지 물어봐 주는 사람도 있었다. 조언을 해주는 분도 있었고, 자기의 이야기를 꺼내놓는 사람도 있었다.모

 

두 시범 캠페인 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우리의 목표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하나였지만, 개인적인 만족도는 다 달랐을 것이다. 오늘의 경험을 만족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실망하는 분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첫 경험치고는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2시간 동안의 캠페인이 끝나고 토즈에서 사후모임을 가졌다. 참여한 분 중 장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대학교나 병원, 터미널과 같이 혼자서 기다리는 장소가 어떻겠냐는 의견과 중·고등학교 근처 아이들을 상대로 캠페인을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다. 더 많은 사람과 대화를 하려면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래서 캠페인의 신뢰를 주기 위해 단체티나 로고를 붙이고 진행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신뢰는 우리가 꾸준히 캠페인 활동을 했을 때 쌓이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개인적인 경험과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캠페인을 진행한 2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우리의 이 첫 경험이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프리리스닝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길 바라본다.

 

글 :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치유활동가 김군욱